이들의 환호가 전혀 낯설지 않다. 12년 전 거의 똑같은 경험이 본인에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2004년 고2 시절,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두 눈으로 목격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끌려나가며 절규하는 모습, 탄핵 투표 당시 박근혜의 그 미소 또한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올 당시 저 영상의 학생들처럼 나는 학교 TV를 통해 중계 장면을 보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학교 전체는 영상처럼 엄청난 환호성이 터졌고, 모두들 노무현의 이름을 연호하였다. 그 때의 흥분은 참으로 대단하였다.
그리고 12년 후, 나는 또다시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였다. 물론 12년 전의 그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12년 전에는 대통령의 탄핵을 막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대통령의 탄핵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12년 전의 그날은 헌법재판소 판결로 완전히 막을 내렸지만, 오늘 통과한 박근혜 탄핵은 이제 시작이다.
나는 예언자가 아니므로 미래를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 박근혜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한가지는 감히 말하고 싶다.
저들, 이번 탄핵안 가결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저 고등학생들은 미래의 시민이 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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